권역별 힐링타운 허브 꿈꾸는 오승록 노원구청장
내년부터 ‘노원표 소확행’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다. 불암산 힐링타운을 시작으로 수락산 동막골 자연휴양림, 영축산 무장애숲길, 경춘선 테마공원, 초안산 힐링타운, 중랑천·당현천 생태하천 등 권역별 거점을 통해 산책하면서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힐링의 허브를 꿈꾼다. 27일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과 함께 불암산 힐링타운을 찾았다. 취임 전부터 ‘힐링’과 ‘소확행’을 강조해온 오 구청장은 “가족 나들이 나와서 서너 시간 쉬엄쉬엄 산책도 하고 차도 한 잔 마시며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아기자기한 공간을 노원구 곳곳에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병풍처럼 둘러싸인 불암산 자락을 등진 불암산 힐링타운은 그 첫 번째 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월 문을 연 불암산 나비정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설물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오 구청장은 “먼저 나비정원에 들어가서 나비를 본 다음 생태연못과 생태학습관을 들르는 것으로 힐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소개한다. 무장애길을 통해 연결된 불암산 자락길을 걷는 게 두 번째 힐링이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에는 불암산과 수락산이라는 큰 산이 있다 보니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거기다 산자락에 다양한 힐링 시설을 만들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하다”면서 “수락산과 불암산이야말로 노원구의 최대 보물”이라고 자랑했다.
휠체어나 유모차로도 불편하지 않게 산책할 수 있는 무장애길은 바로 불암산 자락길로 이어진다. 조금 더 걷자 전망대가 나왔다. 오 구청장은 “기왕에 설치한 전망대에 엘리베이터를 만들 계획”이라면서 “장애인이나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부모들도 전망대에서 불암산과 노원구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원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장애인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이라면서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누구나 불암산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내리막길을 조금 걷자 유아 숲 체험장과 산림치유센터 예정지가 나왔다. 불암산을 상징하는 바위봉우리가 한눈에 보이고 도심 바로 옆인데도 숲으로 둘러싸여 맑은 공기가 절로 느껴졌다. 오 구청장은 “산림치유센터와 유아 숲 체험장에서 나오면 철쭉동산에서 만개한 철쭉을 보는 걸로 마무리를 하게 된다”면서 “나비정원에서 시작해 한 바퀴 도는데 2.3㎞ 거리다. 하루 쉼터로는 적당한 거리”라고 덧붙였다.
불암산 자락길 전망대에 오른 시민들이 불암산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노원구는 불암산 자락길 전망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장애인들도 불암산과 노원구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노원구 제공 |
한 시민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불암산 자락길을 산책하고 있다. 불암산 자락길은 무장애길로 조성돼 있어 전동휠체어나 유모차도 자유롭게 다니며 불암산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다. 노원구 제공 |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바로 옆에 있는 데다 주변에 주택가가 밀집한 영축산에는 길이가 5.2㎞에 이르는 무장애숲길을 위주로 구민 누구나 산책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내년에는 1단계로 1.9㎞ 구간을 완료하고 2단계 1㎞는 2020년, 3단계 1.5㎞는 2021년, 4단계 0.8㎞는 2022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6호선 화랑대역에는 경춘선 테마공원을 준비 중이다. 역사 주변에는 불빛정원을 조성해 밤이 아름다운 공원으로 꾸민다.
취임 6개월을 바라보는 오 구청장이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단어는 힐링과 소확행일 것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정책방향과 예산 우선순위도 두 단어에 맞춰져 있다. 오 구청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방자치 초기엔 건물 올리고 도로 넓히는 경쟁이 있었습니다. 당장 눈에 잘 보이고 구민들에게 자랑하기도 좋으니까요. 이제는 그런 전시성 사업만으론 구민들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양극화와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힘겨워하는 구민들에게 필요한 복지정책 역시 힐링과 소확행 관점에서 재구성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취임 이후 ‘힐링도시 노원’을 슬로건으로 정한 오 구청장은 술자리 건배사도 ‘소확행’과 ‘힐링’으로 할 정도다. 특히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모범사례로 칭찬했던 무더위 쉼터와 반려견 돌봄서비스 모두 힐링과 소확행 정신을 바탕으로 했다. 오 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 임기를 마치는 4년 뒤 구민들이 저를 평가하면서 힐링과 소확행을 실천한 구청장으로 기억해주는 게 소원”이라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8-11-28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