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만성적으로 아랫배 통증을 겪던 여성이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태어나지 못한 채 돌처럼 굳어버린 태아가 발견됐다.
지난 9월 국제의학증례보고저널에 게재된 이 사례는 동아프리카 미승인국 소말릴란드 의료진이 보고한 42세 여성 환자의 사례다.
환자는 지난 3년간 아랫배 통증과 복부 팽만감을 겪어 왔는데, 최근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최근 몇 년 새 겪었던 증상을 문진한 결과 환자는 약 3년 전 배가 불러왔고, 태동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러한 증상이 멈췄고, 불러왔던 배도 차츰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저소득층이었던지라 당시 병원을 한번도 찾지 않았고, 임신처럼 느꼈던 증상도 결국 가라앉자, 임신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환자가 증상을 느끼는 부위를 진찰하자 배꼽 높이까지 올라오는, 딱딱하고 잘 움직이지 않는 덩어리가 만져졌다.
혈액검사에서는 가벼운 빈혈이 확인됐고, 임신 여부를 판정하는 호르몬 수치도 음성으로 나왔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뱃속에서 석회화된 덩어리가 보였고, 자궁은 비어 있는 상태였다.
구체적인 결과는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나왔다. 증상 부위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자 18×12×10㎝ 크기의 덩어리 안에서 두개골, 척추, 갈비뼈, 팔다리뼈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의료진은 개복수술을 통해 석회화한 태아를 통째로 꺼냈다. 태아는 골반 뒤쪽 복막에 붙은 채 두꺼운 섬유 조직 주머니에 싸여 있었다.
다행히 주변 장기 손상이나 수술 후 합병증은 없었다.
의료진은 1차 복강 임신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26일 실질적인 돌봄을 위해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의 자녀를 둔 공무원들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한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개정공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1년간의 난임 휴직도 신설됐다. 임신 자료사진. 픽사베이 |
정상적인 임신의 경우 수정란이 나팔관을 지나 자궁 안쪽 벽에 착상한다.
그러나 수정란이 자궁 바깥 배 속, 즉 복막에 착상하는 경우 복강 임신으로 진단된다.
복강 임신에는 1차 복강 임신과 2차 복강 임신이 있는데, 수정란이 처음부터 복막에 착상한 경우 1차, 수정란이 나팔관에 먼저 착상했다가 나팔관이 터지면서 배 속으로 빠져나가 다시 자리 잡은 경우 2차다.
복강 임신 중 대부분은 2차 복강 임신이며, 이 환자처럼 1차 복강 임신은 훨씬 드물다.
환자는 수술 다음 날 미열과 메스꺼움 정도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고, 이 증상도 곧 호전됐다. 수술 후 1·3·6개월 추적 검사에서도 특별한 증상 없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태아가 돌로 굳어진 상태, 즉 석태아는 태아가 배 속에 자리 잡는 복강 임신 때문에 발생한다. 태아가 숨진 뒤 몸이 흡수하기에 너무 큰 상태일 때 임신부의 몸은 감염을 막기 위해 태아 주위를 칼슘으로 덮는다. 그러면서 태아가 서서히 돌처럼 굳어지는 것이다.
지난 400년간 의학 문헌에 보고된 석태아 사례는 340건 정도에 불과하다.
태아를 출산하지 못하고 몸속에 지니고 있다 발견되는 사례는 대체로 수십년 뒤 폐경을 겪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연구진은 이번 환자의 경우 42세의 나이에 불과 3년 만에 증상이 나타난 점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례는 3년 전 임신 당시 산전 진찰만 받았더라도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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