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가스관·연약지반에 발목
울산시가 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 사업의 핵심 시설인 차량기지 입지를 당초 예정됐던 태화강역 광장에서 노선상 다른 대체 부지로 이전한다.
부지 지하에 매설된 대형 고압 가스배관과 연약지반 탓에 당초 계획보다 공사 기간이 2년 넘게 지연되고 사업비도 300억원 이상 급증할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입지를 변경하면서 시의 사전 타당성 검증이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울산시는 19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장물 이설과 연약지반 개량 등으로 태화강역 광장 내 차량기지 설치가 공사 기간 내 완료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체 부지를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는 태화강역 광장 2만 3595㎡ 부지에 383억원을 투입해 종합관리동과 수소충전소 등을 갖춘 차량기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곳은 교통광장으로 지정된 시유지여서 별도의 토지 보상비가 들지 않고, 수소전기트램 운영을 위한 수소 배관 인프라도 이미 전면 도로(산업로)에 갖춰져 있어 최적지로 꼽혔다.
하지만 시공사의 기본설계 조사 결과, 부지 하부 고압 가스배관 이설(24개월·58억원 소요)과 연약지반 개량(24개월 소요) 등 심각한 걸림돌이 확인됐다.
입지 변경에 따른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공짜 땅’인 시유지를 포기하고 사유지가 포함된 새 부지를 매입해야 해 막대한 토지 보상비가 시의 추가 재정 부담으로 돌아왔다. 대형 SOC 사업 초기 단계에서 지하 대형 가스관이나 지반 상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행정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는 사업 지연에 따른 시공사 지연배상 책임 여부 등에 대해 법률 자문을 의뢰한 상태다.
김창현 울산시 교통국장은 “원활한 사업 추진과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대체 부지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공기 내 건설이 가능한 최적지를 조속히 확정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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