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에서 이웃과 갈등, 민원처리 불만으로 엽총을 쏴 3명을 살상한 70대 귀농인은 사건 수개월 전부터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봉화경찰서는 엽총을 난사해 공무원 2명을 숨지게 하고 이웃 주민 1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과 살인미수)로 구속한 김모(77)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김씨에게 경찰관 등에 대한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1일 오전 9시 13분 경북 봉화군 소천면 임기2리 암자에서 주민 임모(48)씨에게 엽총 세 발을 쏴 어깨에 상처를 입힌 뒤 20여분 뒤인 9시 33분쯤 소천면 현동리 소천면사무소에 들어가 공무원 손모(48·행정 6급)씨와 이모(38·행정 8급)씨에게 총을 발사해 숨지게 했다.

경찰 조사 결과 4년 전부터 봉화에 귀농해 생활한 김씨는 상수도관 설치공사 비용과 수도사용 문제, 화목 보일러 매연 문제 등으로 이웃 주민과 갈등을 겪었다. 또 “이웃 주민이 개를 풀어 놓았다”는 신고에 면사무소 공무원과 파출소 경찰관이 이를 적극 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그는 이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결심하고 관련 허가 등을 취득해 엽총을 구매한 뒤 주거지에서 사격 연습까지 했다.

또 사건 당일 1차로 임씨에게 엽총을 발사하고 파출소를 찾은 이유도 경찰관을 상대로 범행하기 위한 것으로 조사에서 드러났다.

김선섭 봉화경찰서장은 “피의자 김씨는 수개월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총기 안전 관리에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