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종 1만 824개체 대규모 이동 확인
주요 중간 기착지로 가치 높아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과 앞바다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희귀 나그네새들의 핵심 중간 기착지임이 확인됐다.
울산시는 탐조 모임 ‘짹짹휴게소’ 회원과 새 통신원 등 전국 탐조인 128명이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과 주변 해상 20㎞ 이내에서 탐조 활동을 벌인 결과, 모두 12종 1만824개체의 새가 관찰됐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이 관찰된 종은 슴새(9626개체)였으며, 이어 지느러미발도요(846개체), 제비갈매기(264개체), 알류샨제비갈매기(39개체), 바다제비(24개체), 한국동박새(14개체), 뿔쇠오리(4개체) 순으로 집계됐다.
북극도둑갈매기, 긴꼬리도둑갈매기, 넓적꼬리도둑갈매기 등 쉽게 보기 힘든 도둑갈매기류 3종도 함께 관찰됐다.
특히 이번에 포착된 뿔쇠오리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국내에서 관찰 기록이 극히 드문 ‘길 잃은 새(미조)’들도 잇달아 대왕암공원을 찾았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유럽 동부에서 번식해 인도 등지에서 월동하는 분홍찌르레기 어린새 1개체와 주로 서해안 섬에서 관찰되는 한국동박새가 발견됐다.
탐조 활동을 주도한 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는 “두 달간의 연속 조사를 통해 긴꼬리도둑갈매기와 알류샨제비갈매기 등 다양한 해양성 조류의 이동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며 “특히 열대 바다에 사는 갈색얼가니새가 관찰된 것은 해수 온도 상승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어 “강풍을 타고 한국동박새와 분홍찌르레기가 처음 관찰된 점을 볼 때, 대왕암공원 해안이 새들의 중간 기착지로서 매우 중요한 지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왕암공원 일대는 2024년 8월 뿔쇠오리와 알류샨제비갈매기가 확인된 데 이어, 지난해 8~9월에도 뿔쇠오리 50개체 이상이 관찰되는 등 매년 희귀 바닷새들이 쉬어 가는 길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민들과 협력해 희귀 바닷새 관찰 기록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울산 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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