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사 누락·고대사 서술 논란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전라북도가 24억원을 들여 편찬한 호남권 종합 역사서 ‘전라도천년사’가 식민사관 반영과 사실 오류 논란에 휩싸인 채 3년 넘게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전라도천년사’는 전라도 정명 1000년을 기념해 2018년부터 추진한 역사서 편찬 사업이다. 지난 2022년 11월 총 34권(본편 31권, 별편 3권) 규모로 편찬됐으나 e-book 형태로 공개된 직후 식민사관 서술, 사료 검증 부실, 주요 역사적 사건의 왜곡 비판이 잇따랐다. 실제로 전라남도가 구성한 전문가 검증팀의 재감수 과정에서도 수백 건의 오탈자와 명백한 사실 오류가 확인되면서 관찬 사서로서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근대사 분야에서 전남·광주 지역의 항일독립운동사가 대거 누락되고 미주 지역 독립운동사는 제외된 점이 핵심 문제로 지적됐다. 여순사건 및 5·18민주화운동 관련 서술의 역사적 진실 훼손 논란과 함께 친일 문학가 서정주 등에 대한 미화적 평가 등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왜곡하는 서술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가 드러나자 시민단체와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발간 중단과 폐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남도의회는 지난 4월 신민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라도천년사 즉각 폐기 및 배포 중단 촉구 결의안’을 의결하며 행정당국의 결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전남과 광주의 행정통합 이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어떠한 공식 입장이나 후속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민호 전남광주시통합특별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행정통합으로 과거의 책임까지 사라질 수는 없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도의회 결의에 책임 있게 답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행정통합으로 과거의 책임까지 사라질 수는 없다”며 “전라도 역사는 특정 집필진이나 편찬위원회의 전유물이 아닌 도민 모두의 자산인 만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는 이유로 잘못 기록된 역사를 후대에 물려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역사적 진실을 바로 세우라는 지역 사회의 요구를 행정당국이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무안 최종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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