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뫼산 자연석에 새긴 안두철 유적 이전·복원
향촌 구휼·교육 힘쓴 조선 후기 선비 정신 기려
국립창원대학교가 캠퍼스 안에 남아 있던 조선 후기 바위 글씨(마애각자)를 옮겨 복원하며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을 지켜냈다. 바위에 새겨진 글씨가 기리는 ‘퇴은 안두철’ 선생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 교육에 앞장섰던 창원의 옛 선비다.
국립창원대는 3일 최충경도서관 옆에서 ‘퇴은처사 순흥안공 소요지지(退隱處士順興安公逍遙之地)’ 바위 글씨 이전·복원 제막식을 열었다. 도서관 뒤편 독뫼산 자연석에 새겨져 있던 바위 글씨를 지난 9월 현재 위치로 옮겨 복원한 데 따른 것이다.
바위에 새긴 글자는 ‘벼슬에 나가지 않고 은거한 순흥 안씨 안두철 선생이 거닐며 쉬던 곳’이라는 뜻이다. 대학은 박민원 총장 취임 이후 이 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고, 박물관의 탁본(글씨를 종이에 본뜨는 작업)과 기초조사, 후손 협의를 거쳐 이전을 추진했다.
퇴은 안두철(1809~1877)은 조선 후기 창원 퇴촌에서 활동한 선비다. 마을 주민들이 서로 돕는 모임과 곡식을 풀어 나누어 주는 창고를 운영하며 지역민을 구하는 등 향촌 공동체를 살피는 데 힘썼다. 지역민들은 1876년 그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공덕비(불망시혜비)를 세워 공로를 기렸다.
안두철이 지은 집인 성퇴헌은 오늘날 창원의 대표적 한옥 유적인 ‘창원의 집’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나눔과 교육 정신은 후손과 지역 인사들의 노력으로 결실을 보아 1908년 사립 숭광학교 설립으로 이어졌으며, 이 교육의 맥은 현재 창원상남초등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제막식에서는 창원향교 제례 담당자의 진행에 따라 제사 의식도 함께 열렸다. 행사에는 박 총장과 대학 관계자, 강원석 창원향교 전교, 순흥 안씨 직장공파 퇴산종중 종손 안윤영 씨와 안희상 씨 등 문중 관계자와 후손 50여 명이 참석했다.
박민원 총장은 “안두철 선생이 보여준 학문과 나눔, 교육 정신은 오늘날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나가야 할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며 “학생들이 이곳을 오가며 그 뜻을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안윤영 종손은 “귀중한 조상의 유적을 뜻깊게 옮겨 복원해 준 국립창원대학교에 감사드린다”며 “안두철 선생의 선비정신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학생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립창원대는 바위 글씨 이전·복원을 계기로 퇴촌과 독뫼산에 담긴 역사적 기억을 캠퍼스에 보존하고, 이를 교육·전시와 문화콘텐츠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창원 이창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