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임대료 10% 수준 혜택에도
비싼 메뉴·시설 부족에 매출 바닥
점포 7곳 중 6곳 영업 정리 수순
20여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울산 태화강 ‘세계음식문화관’이 개관 8개월 만에 철거 기로에 섰다.
파격적인 임대료 혜택에도 불구하고 비싼 음식 가격과 부실한 인프라, 지역 내 외국인 분포를 고려하지 않은 메뉴 구성이 겹치면서 ‘예견된 참사’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3월 태화강 울산교 위에 문을 연 세계음식문화관 입점 점포 전체 7곳 가운데 6곳이 최근 영업허가 취소를 신청해 이달 말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나머지 점포 1곳도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3월 운영 중단 가능성이 크다.
당초 시는 외국인 주민 3만 6000명 시대를 맞아 이들이 고국 음식을 맛보고 시민과 교류하는 ‘사회적 통합’의 공간을 만들겠다며 가설 건축물 4개동을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청사진은 개관 직후부터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가장 큰 패착은 공공성이 담보되지 못한 ‘가격’이었다. 시는 공공자산인 다리 위 공간을 내주며 입점 점포에 인근 성남동 상권의 약 10분의 1 수준인 ‘월 30만원 안팎’의 임대료 혜택을 제공했다.
임대료 혜택이 시민과 외국인 노동자 등에게 환원되지 않으면서 고객층 외면을 자초한 것이다. 개관식 당시 김두겸 전 시장마저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여기에 인프라 부족까지 겹쳤다. 차량 진입이 안 되는 보행교 특성상 이용객들은 주차장에서 수백m를 걷고 다리 위에 화장실도 없어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다.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추위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 탓에 발길은 끊겼고 울산시설공단이 운영하던 우즈베키스탄 식당은 개관 첫 달 하루 평균 12만원이던 매출이 7월 3만 5000원까지 곤두박질치며 하루 매출 ‘0원’인 날도 속출했다. 텅 빈 시설을 유지하는 데만 인건비와 보수 비용을 합쳐 매년 5억원 안팎의 혈세가 더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다.
김상욱 시장은 최근 현장 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함부로 철거하는 것도 예산 낭비라 마음이 답답하다”며 대안 마련을 주문했다.
시는 연말까지 시민과 단체의 활용 아이디어를 수렴한 뒤 마땅한 대안이 없으면 늦어도 내년 2월 말까지 철거를 포함한 시설 운영 방향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울산 조원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