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차 공공기관 이전 발표
1차 13개 기관 이전은 효과 제한적기능 집적·산업 연계 극대화에 초점
산은·기업은행 등 금융기관 러브콜
해양·첨단산업·영화영상도 유치전
9월부터 전담팀 구성해 이전 노력
혁신지구 ‘만족도 1위’ 확실한 강점
“북극항로 시대·남부권 경쟁력 강화”국가균형발전이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부산시가 제2차 이전 공공기관 유치를 통해 해양수도를 완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한 기관 수 늘리기를 넘어 도시의 핵심 경쟁력인 해양·금융·첨단산업·영화영상 기능을 유기적으로 집적하고 이를 통해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국가 성장축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과 이전 지역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전 대상은 350개 기관, 약 15만명으로 예상된다. 2차 이전은 수도권 잔류 최소화, 기존 혁신도시 중심의 유관기능 직접 배치, 지역 대학·산업 연계, 지속적 정주 기반 확충 등을 원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1차 때 계획 발표부터 실제 이전까지 7년이 걸렸던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청사 신축 전이라도 민간 건물을 임차해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하는 등 속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부산시는 기능 집적과 산업적 연계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2차 이전 공공기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과거 1차 이전을 균등·분산 논리에 기반해 추진한 결과 인구·고용 증가 등 효과가 혁신도시 주변 지역에만 머무는 등 파급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산에 13개 기관이 1차 이전했지만 이들 기관과 기존 지역 산업과의 연계가 부족해 이전 효과가 극대화되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이에 시는 해양·수산, 금융, 영화·영상 등 기존에 이전했던 분야 공공기관을 추가 유치, 동일 기능군을 더 단단히 묶어 고도화하고 첨단산업·연구개발 기능을 새롭게 추가하는 기능군 완성형 전략을 펴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산업투자와 산업전환을 뒷받침할 정책금융 기능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부산에 조선·항만 기반 시설이 밀집돼 있는데도 해운·조선업과 금융 간의 연계가 부족해 대규모 대출과 보증, 보험 등을 위한 금융 집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책금융기관을 유치하면 선박 투자, 친환경 전환, 북극항로 개척 등에 필요한 자금이 지역에서 공급되고 주요 의사 결정까지 이뤄지는 구조가 갖춰질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해양수산부가 부산에 있는 만큼 시는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해양환경공단 등을 2차 이전 유치 목록에 올렸다. 조선·항만 등 산업 현장이 있는 부산에 해양수산 정책을 입안, 결정하는 해수부와 이를 실행하는 공공기관, 관련 기업이 같은 동일 생활권 내에서 긴밀히 맞물려 돌아가는 세계적 수준의 ‘해양 클러스터’를 완성해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현재 영도구 동삼혁신지구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이 분야 4개 공공기관이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과의 융합이 더욱 탄탄해지려면 추가로 공공기관 이전이 필요하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첨단산업·연구개발 분야에서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국책연구기관의 이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부산은 부산항, 가덕도 신공항 등 물류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주변 울산과 경남은 조선·자동차·기계 등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의 중심이다. 이들 국책연구기관 유치를 통해 동남권 핵심 기술 싱크탱크로 육성하고, 디지털·인공지능(AI) 기술 접목을 통한 동남권 제조업의 첨단산업으로 전환을 지원할 방침이다.
영화·영상 분야에서는 해운대구 센텀혁신지구에 한국영상자료원, 시청자미디어재단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곳에는 영화의전당, 부산영상산업센터, 문화콘텐츠컴플렉스 등 영상 콘텐츠 기반 시설이 모여 있고 1차 이전 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이 시너지를 내며 운영 중이다. 공공기관 추가 유치를 통해 영상산업 클러스터로서 기능을 강화해 기획부터 제작, 유통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시는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조직개편을 통해 ‘공공기관이전기획팀’, ‘공공기관이전지원팀’을 신설하며 실무 전담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에 중점 유치 대상 기관을 포함한 40개 기관의 이전을 요청한 이후 구·군과 협력해 이전 기관 임시청사 수용 여건, 직원 정주 여건을 조사, 점검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지난 8월 당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을 만나 부산 등 성장 잠재력이 큰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방안을 건의했으며 국회 및 여야정 협의체, 예산정책협의회 등에서도 공공기관 유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2차 이전에서 부산의 가장 확실한 무기는 1차 이전에서 거둔 성과다. 부산 혁신도시는 기존 도시 인프라를 활용하는 도심재생형으로 지어졌다. 그 덕분에 신도시형 혁신도시와 달리 가족 동반 이주율, 정주 여건 만족도가 높다. 가족 동반 이주율은 지난 6월 기준 86.4%로 전국 평균 71.4%를 크게 웃돌며 1위를 차지했다. 정주 여건 만족도(2024년 12월 기준) 역시 전국 평균 69.6점보다 높은 75.2점을 받으며 전국 1위에 올랐다.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지난해 35.8%로 목표를 5.8%포인트 초과했으며 혁신지구 내 입주기업과 근로자는 258개사 3958명까지 늘어났다.
부산시 관계자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은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부산,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해양수도권의 기틀을 마련할 기회다. 해수부 안착과 HMM 등 해운기업 이전 본격화 등으로 기반이 마련된 가운데 정책금융기관, 해양공공기관 등의 추가 이전이 이뤄지면 남부권 전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정철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