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 중 유해물질과 고위험 작업환경에 상시 노출됐던 소방공무원들의 퇴직 후 직업성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권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례 제정 작업이 경기도의회에서 본격화됐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양경석 위원장(더불어민주당, 평택1)은 18일 도의회에서 ‘퇴직 소방공무원 특수건강진단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입법정책토론회’를 열고 퇴직 이후까지 이어지는 맞춤형 건강검진 및 사후관리 제도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흡입한 유해 분진과 유독가스 등으로 인한 직업성 암, 호흡기 질환 등이 은퇴 이후 본격화되는 특성을 감안해 퇴직 후에도 단절 없는 의료 지원망을 구축하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좌장을 맡은 양경석 위원장은 기조 발언에서 “소방공무원의 직업적 건강위험은 퇴직과 동시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원 대상과 기간, 검진항목뿐 아니라 유소견자에 대한 사후관리까지 아우르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장태원 한양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현장 소방공무원들의 복합 직무 유해요인과 질환의 잠복기 등 의학적 특성을 설명하며, 단순 국가검진을 넘어 직무 위험성을 반영한 정밀 특수건강진단과 지속적인 추적 관리 시스템의 도입을 제언했다.
행정 실무와 소방 현장의 데이터도 제시됐다. 박승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방행정과장은 도내 소방공무원 7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6.9%가 퇴직 후 건강검진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며 높은 정책 수요를 알렸다. 그러면서 기본검진 외 위험요인별 추가검사와 예산 조달 방안을 병행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35년 이상 소방관으로 근무한 정찬영 전 경기도국민안전체험관장은 퇴직 시점이 누적된 유해 위험이 발현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신체 질환 치료와 함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건강을 아우르는 복합 관리를 당부했다.
노동계와 학계의 제도적 제언도 잇따랐다. 공병삼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위원장은 은퇴 즉시 건강관리가 단절되는 공백을 강하게 비판하며, 재직부터 노후까지 연결되는 생애주기별 관리와 현장 소방관들의 수요 반영을 촉구했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국가직인 만큼 원칙적으로 중앙정부의 제도화와 국비 지원이 선행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다. 이어 지자체의 명확한 재정 분담 범위 설정과 검진 결과 등 민감한 개인 의료정보의 관리 권한 및 책임 한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장은 토론을 마무리하며 “기존 건강검진 및 재해보상제도와의 연계, 재정적 지속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퇴직 소방공무원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경기도형 건강관리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이날 토론회에서 수렴된 전문가와 현장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퇴직 소방공무원 특수건강진단 지원 조례 제정과 관련 정책 수립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양승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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