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주도하는 ‘충북 대전환’
전국 첫 도지사 직속 청년위 설치학생·농민·상공인·전문가 등 구성
일자리·주거·결혼 등 정책들 제안
기금 50억 연계해 시범 사업 추진
추진단 만들어 업무 도지사 직보
“사다리 어떻게 놓을지 함께 결정”
충북 지역 청년의 현실은 밝지 않다.
22일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 지역 청년인구(만 19~39세) 비율은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인구의 23.4%다. 전국 평균 24.9%에 못 미친다. 더구나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시도별 순위는 전국 8위다. 도내 7개 시군은 청년인구 비율이 20% 미만이다.
청년이 줄고 있다는 것은 지역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심각한 곳은 괴산군으로 청년인구 비율이 11.7%에 그친다. 충북 지역 청년고용률은 전년보다 2.3%P 하락한 71.2%다. 청년 실업률은 3.1%로 전년보다 1.1%P 상승했다.
충북 지역 청년들의 삶이 점점 팍팍해지자 충북도가 파격적인 정책으로 ‘청년이 살맛 나는 세상 만들기’에 나선다.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청년이 주도하는 충북 대전환을 시도한다.
공급자인 행정기관이 끌고 가는 청년정책에서 벗어나 청년들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되는 의사결정 체계를 만든다. 일방적인 나눠주기식 예산 배분을 지양하고 정책 발굴부터 예산 집행 과정에 청년이 참여한다.
이를 위해 도가 전국 최초로 도지사 직속 청년위원회를 설치하고 청년 주도 예산제를 도입한다. 오는 11월 출범 예정인 도지사 직속 청년위원회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소상공인, 청년농업인, 청년 정책 및 지방행정 분야 전문가 등 총 100명으로 구성된다. 공개 모집과 청년 단체 등의 추천을 받을 예정이다.
도는 위원회 구성 시 청년위원이 3분의 2 이상 되고, 특정 성별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청년이 주축이 되는 위원회라는 특성을 감안해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공개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청년위원회는 지역, 연령, 성별 등이 고르게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위원회의 주요 기능은 청년의 삶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과 청년 참여 활성화를 위한 제도 발굴 등이다. 이를 위해 청년위원회는 20명 이내의 운영위원회와 일자리, 창업, 주거, 결혼, 육아, 문화 등 청년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6개 분과로 구성될 예정이다.
총회는 연 1회 이상 개최하며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성립하고,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위원 임기는 1년이며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위원들에게는 회의 참석 수당 등이 지급된다. 직무와 관련된 비위 사실이 있거나 직무 태만과 품위 손상 등으로 위원회 명예를 훼손한 위원은 해촉될 수 있다.
도지사는 청년위원회의 정책 제안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검토 결과를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청년위원회 위원장은 총회에서 선출된 청년위원장과 도지사가 공동으로 맡는다. 동등한 파트너십으로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도는 청년위원장에게 명예도지사 자격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위원회 존속 기간은 2030년 6월 30일까지이며 성과 평가 등을 통해 위원회 존속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조례를 개정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청년 주도 예산제는 청년이 정책 기획부터 예산편성, 집행까지 모두 참여하는 시스템이다.
도는 청년위원회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청년기금 50억원과 연계해 시범사업으로 우선 추진하고 성과가 입증되면 도정 전체로 확산할 계획이다. 청년위원회가 제안한 정책 과제들을 일반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단, 청년주도 예산 제안이 도지사 예산편성권과 충북도의회 예산안 심의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도는 밀착 소통을 위해 미취업 청년과 초기 창업가 100여명이 참여하는 집중토론형 무박 2일 취·창업 멘토링 캠프도 추진한다. 연간 2회를 검토 중이다. 장소는 미정이다. 캠프는 도지사 토크콘서트에 이어 밤샘 끝장토론으로 진행된다.
도는 캠프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현안의 해법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캠프에서 발굴된 우수 제안은 청년위원회를 거쳐 도정에 반영된다. 도는 캠프에 도청 간부 공무원들과 도의원도 참여시킬 예정이다.
도는 청년정책을 전담할 도지사 직속 청년정책 추진단도 만든다. 추진단은 청년정책팀, 청년일자리팀, 청년정주지원팀, 청년소통팀 등으로 구성된다. 단장은 과장급(4급)이 맡는다. 추진단 인원은 단장을 포함해 15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은 1개 팀 총 5명이 청년업무를 맡아왔다.
추진단의 모든 업무는 실국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도지사에게 보고된다. 청년과 도지사 간의 핫라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추진단은 청년위원회 전담 사무국 기능도 맡는다.
기존 청년정책의 대대적인 재편도 추진된다. 그동안 도는 일자리 24개 사업, 창업 8개 사업, 결혼 및 육아 7개 사업, 주거 9개 사업, 교육 및 인재 23개 사업, 소통 및 참여 14개 사업 등 총 85개 사업, 약 3020억원 규모의 청년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공급자 중심의 개별 사업 나열에 머물러 청년들이 체감하는 변화를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도는 청년위원회를 통해 기존 사업들을 자세히 검토한 뒤 교육·취업·자산·주거·결혼 등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 맞춤형 청년정책’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신용한 충북지사는 “그동안 행정이 일방적으로 사다리를 놓아주던 관행을 깨고 청년에게 어떻게 사다리를 놓을지 먼저 묻고 함께 결정하겠다”며 “청년을 모든 도정의 중심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2026-09-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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