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약속 등 법적 우려 해소해야 분쟁 소지 줄어”
“신탁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 동의서 다시 받아야”
서울 종로구가 창신 9·10구역 재개발 사업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다며 동의서를 다시 받을 것을 요구했다고 23일 밝혔다.
구가 그간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비대위) 측이 제기한 위법·부당 사례 신고에 대해 그간 법리 검토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신탁 사업 시행자 지정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금품이나 향응 수수와 제공 약속을 금지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32조 위반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구에 따르면 가칭 사업추진위원회 측은 신탁 사업시행자 지정을 위해 토지 등 소유자 75%의 동의율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4000만원 상당의 물품(빌트인 가전,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등) 제공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동의 안 하면 약 4000만원 손해 본다’, ‘목표 달성 임박’ 등으로 동의를 유도했다. 이처럼 ‘동의하지 않으면 정보가 전달되지 않고 향후 현금 청산 위험이 있다’는 식의 안내로 주민들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침해·강압했다는 게 구의 판단이다.
이에 구는 정비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위법하게 수집된 기존 신탁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을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구는 추진위 측에 주민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당하고 적법한 절차로 동의서를 전면 재징구하라고 요구했다.
구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건 동의서 수집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을 방치하고 사업을 강행할 경우 이후 더 큰 법적 분쟁이나 주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구는 “현재 단계에서는 비용 부담이 없지만 신탁사 지정 승인 이후 설계, 이주, 시공 등 막대한 비용과 자금이 투입된 상태에서 비대위 측이 ‘동의서 징구 무효 확인 소송’ 등을 제기하면 사업이 최소 2~3년 지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절차에 따른 동의서 재징구(약 2~3개월 소요)를 거쳐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오히려 사업 속도나 재산권 보호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사업이 장기 지연되면 그 손실은 주민들의 추가 분담금으로 돌아올 수 있다.
종로구 재개발재건축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구는 세입자 대책과 원주민 내몰림 방지, 공사비 검증 등 주민들이 안심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모색해 왔다”며 “하지만 법적 정당성이 결여된 위법 징구를 눈감은 채 진도를 나가면 나중에 수백억 대 소송이라는 시한폭탄을 주민들에게 안기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창신 9·10구역은 한양도성과 낙산으로 둘러싸인 구릉지형에 노후 저층 주거지가 밀집한 곳으로, 각각 2667가구, 1875가구의 공동주택 단지로 재개발하는 방안이 추진돼 왔다.
김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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