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임대주택 화재만 178건, 사상자 62명 등 참사 속출
강서구 임대단지 화재 25건 중 84%(21건)가 스프링클러 미설치 노후 아파트
“구룡마을 화재, 가양4단지 화재 등 참사에도 사후약방문식 대응”
최근 구룡마을 화재를 계기로 주거 취약계층의 화재 안전망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서울시가 관리하는 노후 임대아파트 역시 무방비로 화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도중 터져 나왔다.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박계홍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3)은 지난 3일 진행된 제340회 정례회 주택실 행정사무감사에서 거듭되는 임대아파트 화재에도 서울시가 미온적인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안전불감증에 빠진 시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노후 임대주택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을 근본적인 화재안전 종합대책을 즉각 촉구했다.
박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시 임대주택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260건에 달한다. 이 중 화재 사고만 무려 178건이며,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총 62명(사망 16명, 부상 46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화재 발생 건수는 2020년 18건에서 2025년 36건으로 2배 급증하는 등 임대주택의 안전 공백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화재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영구임대아파트였다. 실제로 전체 화재 178건 중 과반이 넘는 55%(98건)가 스프링클러조차 갖추지 못한 노후 단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대아파트가 밀집한 강서구의 경우, 전체 화재 25건 중 무려 84%에 달하는 21건이 스프링클러 미설치 지역인 방화동과 가양동 일대 노후 단지에 집중됐다. 지난 8월 11일에는 준공 32년 차인 강서구 가양4단지 영구임대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2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참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박 의원은 “소방법의 불소급 원칙에 따라 과거 지어진 아파트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다고는 하지만, 강서구를 비롯한 노후 임대아파트 단지들은 그야말로 불쏘시개처럼 방치되어 있다”며, “지난 7년간 임대주택 불기둥 속에서 16명의 시민이 돌아가셨음에도, 서울시와 SH공사의 사후 조치는 도배·장판 보수 등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최근 구룡마을 화재 참사를 보며 주거 취약계층의 잿더미 속 생존 위기를 똑똑히 목도했을 것”이라며, “주택 공급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현재 서울시가 지어놓은 임대아파트 거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주택실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계홍 의원은 SH공사에만 관리를 떠넘기고 뒷짐을 지고 있는 주택실의 소극적인 태도를 직무유기로 규정했다. 그는 “임대주택 관리가 SH공사의 역할이라면, 그 공사를 철저히 관리·감독해 시민의 주거환경과 생존권을 지키는 것이 서울시 주택실의 존재 이유”라며 “제2의 가양4단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택실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촘촘한 ‘노후 임대아파트 화재안전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SH공사의 화재 예방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에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해당 지적에 깊이 공감한다며, 실효성 있는 종합 화재 안전 대책을 전면적으로 검토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직후 상임위에 구체적인 종합 대책을 즉각 보고할 것을 거듭 압박하며 이날 질의를 마무리했다.
류정임 리포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