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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행정] 후미진 골목길 … 내 손으로 바꿨다 보는 눈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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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곳으로… 골목문화 창조하는 중구

“독한 약품 냄새, 기름때에 절었던 황학동 마장로 주방·가구거리가 상인들 손으로 쾌적한 보행로로 재탄생하고 후미진 마을은 벽화·박스 화단으로 환한 ‘동화 마을’로 탈바꿈했습니다.”
최창식(앞줄 맨 왼쪽) 중구청장이 지난 21일 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새로운 골목문화 창조 우수사업 발표회’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처음엔 싸늘했지만… 주민협의체 리더 뽑아 주민갈등 극복하고 동네 변신

서울 중구 15개 동 주민 250여명이 지난 21일 구청 대강당에 총출동했다. ‘2017년도 상반기 새로운 골목문화 창조 우수사업 발표회’에서는 동 주민협의체 리더로 뽑힌 이들이 1년여간 주민 갈등을 극복하고 동네를 변신시킨 각양각색 사례를 소개하며 열띤 경쟁을 벌였다. 황학동 발표자로 나선 김은천(36) 동대문중앙교회 목사는 “저소득층이 많은 동네라 처음에는 주민 호응을 얻기 힘들었다”고 고충을 소개한 뒤 “주민·상인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내 손으로 바꾸는’ 골목문화 취지를 설명할 때는 싸늘한 분위기였지만 협의체 위원들이 솔선수범하니 저희를 쳐다보는 눈이 달라지더라”고 했다. 주민협의체는 정기 간담회를 실시하고 불법 주정차, 적치물로 몸살을 앓는 인도, 무단 쓰레기 투기 등 갈등 요소를 주민·상인 의견을 모아 직접 해결한다.

●불법 광고물 도배 동네 전봇대에 좋은 글귀·그림 ‘헬로 마이폴’… 이웃을 배려하게 됐어요

중구는 마을특화사업비 등으로 예산을 지원한다. 구 관계자는 “단순한 환경미화가 아니라 고성이 오갈 법한 주민 갈등과 민원이 자연스레 해결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청구동은 일명 전봇대 분양 사업인 ‘헬로 마이폴’로 시선을 끌었다. 청소년·청년 예술가들의 손끝에 불법 광고물 천지인 동네 전봇대는 그림, 좋은 글귀가 담긴 말풍선으로 도배(?)됐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골목문화 창조 사업은 주민 스스로 지역 현안을 인식 또는 공유하고 해결해 이웃을 배려하는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상적인 골목 문제는 관 주도가 아니라 시민이 자율적으로 풀고 의식 개선을 해야 의미 있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위도 주거환경, 보행안전, 화재·범죄는 물론 쓰레기 투기 같은 소소한 문제까지 아우른다. 여기에는 ‘깨끗한 골목이 일류도시의 기본’이라는 최 구청장의 의지도 한몫했다. 골목문화 사업은 2015년 하반기 다산동에서 시범 추진하며 첫발을 디딘 이래 지난해 1월 구 전역으로 확대해 현재 일반구역 62곳, 시범구역 40곳에서 추진 중이다.
황학동 동화마을 담장 벽화.
중구 제공
●관 주도 아닌 주민 스스로… 깨끗한 골목이 일류도시의 기본 최 구청장 의지도 보탬

이날 발표회에서는 주민참여도·노력, 활동내용·성과를 평가해 최우수 1개 동, 우수 2개 동, 장려 2개 동에 상장·포상금이 수여됐다. 최우수상은 광희동에 돌아갔다. 광희동 주민협의체 리더 연제덕(59)씨는 “노래방 업주들과 새벽 시간 간담회를 통해 에어라이트(풍선형 간판)를 치워 달라는 주민 민원을 충돌 없이 해결하고 광희문 인근 공동체 정원을 조성한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우수상은 청구·황학동이, 장려상은 다산·중림동이 차지했다.

최 구청장은 “환경정비를 넘어서 살맛 나는 공동체 문화를 주민 손으로 만들자는 자율형 시민운동”이라고 사업 의미를 부여하며 “발표회를 계기로 우수사례를 공유해 골목이 중구의 경쟁력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7-06-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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